우리나라의 하수도보급률은 2022년 기준 95.1%로 환경 선진국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 현재 국내의 하수처리시설은 약 4천400개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같이 양적으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질적으로도 발전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최근 하수처리시설은 에너지 다소비시설로 인식됐던 기존 사고방식과는 다르게 탄소감축을 위한 설비의 에너지 효율 개선, 스마트화를 통한 최적 운전의 중요성 등이 부각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넷제로(Net Zero)와 탄소중립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인식하고 에너지 효율성, 재생에너지 생산·활용, 운영 최적화 등의 정책 및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의 하수처리시설은 단순히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전통적 역할을 넘어, 하수의 특성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스마트팜과 데이터센터 등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복합 기능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기존의 하수처리 중심에서 벗어나, 하수의 유·무기 유효자원 회수를 통한 에너지 자원화, 에너지 효율성 제고, 지역주민 편익 제공 및 쾌적한 환경 조성 등에 기여하는 그린 인프라로 인식을 전환하는 정책이 고려돼야 한다. 미래 하수처리시설 패러다임 전환 정책의 핵심 요소는 수질 확보와 탄소중립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미래의 하수처리시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수처리 통합 플랫폼을 도입해 효율적인 하수처리를 구현해야 한다.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빅데이터에 축적된 데이터로 예측하고 자동운전해 에너지와 약품 사용량을 줄이며, 처리과정에서 생성된 슬러지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형 하수처리시설의 구현을 위해 관련 R&D 사업의 지원을 적극 확대하고 법적,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절감이 단순히 부가적 기능이나 업무가 아니라 수질관리와 더불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며 필수적 요소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